우크라이나 전쟁 3년: 푸틴의 노림수는 'NATO 해체', 트럼프의 '거래 평화'가 변수?
2025년, 우크라이나 전쟁은 3년을 훌쩍 넘겼지만 종전의 조짐은 보이지 않습니다. 협상은 멈췄고 총성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즉각적인 전쟁 중단과 대화를 요구하지만, 러시아는 평화협정 대신 다른 계산법을 꺼내들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시선은 처음부터 우크라이나를 넘어 NATO 전체를 향하고 있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 전쟁은 단순한 전장을 넘어, 치열한 지정학적 질서의 시험대 위에 있습니다.
푸틴의 궁극적 목표: NATO의 정치적 해체
푸틴은 '위기의 근본 원인 제거'라는 명분 아래, 단순히 우크라이나의 종전을 넘어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포기와 서방의 무기 지원 중단, 즉 서방 안보 체계의 구조 자체를 흔들겠다는 선언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킨 주요 이유 중 하나는 NATO의 동진 정책, 특히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구소련 공화국들의 NATO 가입 때문입니다.
푸틴에게는 시간이 곧 무기와 같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소모전 양상으로 끌고 가며, "1년, 2년, 3년, 더 필요하다면 그 이상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하며 NATO 회원국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NATO를 흔드는 푸틴의 4단계 시나리오
푸틴은 4단계에 걸쳐 NATO를 흔드는 시나리오를 추진 중입니다:
- 1단계: 장기 소모전 - 우크라이나를 통해 서방의 군사 지원과 재정 지출을 극대화시켜 정치적 피로감과 경제적 부담을 유도합니다.
- 2단계: 내부 분열 주장 - 회원국 사이의 입장 차이, 특히 동유럽과 서유럽 간의 대응 온도차를 부각시켜 집단 대응 체계를 이완시킵니다.
- 3단계: 미국의 이탈 유도 - 거래 중심 외교를 펼치는 트럼프가 지휘하는 미국의 리더십이 중립 혹은 후퇴할 경우, NATO는 자동으로 균열됩니다.
- 4단계: 집단 방위 무력화 - NATO 조약 5조(하나의 국가에 대한 공격이 전체에 대한 공격)가 작동하지 않는 사례를 만들어 NATO의 근간을 흔들고자 합니다.
푸틴은 이러한 흐름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늘도 전쟁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전쟁은 푸틴의 '권력 강화 지렛대'이자 '내부 통치 수단'
푸틴에게 전쟁은 권력을 강화하는 지렛대와 같습니다. 그는 1999년 총리직에 오른 이후 2차 체첸 전쟁 승리, 그루지아 침공, 시리아 내전, 크림반도 병합, 우크라이나 침공 등 집권 기간 꾸준히 전쟁을 일으켜왔습니다. 전쟁을 일으킬 때마다 푸틴은 이를 '러시아의 침략이 아닌 방어 전쟁', 즉 '서방의 침공을 방어하는 문명 전쟁'으로 규정하며 러시아 국민을 민족주의로 결속시켰습니다. 그의 통치는 '영원한 러시아 문화와 제국'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구축됩니다.
러시아 방위 산업은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군 복무자 가족에 대한 급여와 보상금은 GDP의 약 1.5%에 이릅니다. '전시'라는 명분 아래 모든 탄압과 억압이 정당화되면서, 전쟁은 푸틴에게 국가 안보 전략이자 동시에 국내 통치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핀란드 국경 인근 병력 재배치: 북유럽 분열 노리나?
최근 위성 사진은 러시아가 핀란드 국경 인근에서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재배치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무르만스크 인근 헬기 부대가 20년 만에 재건되었고, 핀란드 국경 100km 이내에는 수백 개의 군용 텐트와 병참 시설이 구축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방어 조치가 아니라, 새롭게 NATO에 가입한 핀란드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자 북유럽의 분열을 꾀하는 고차원적 포석으로 해석됩니다.
트럼프의 '거래 평화' 전략, 푸틴에게 시간만 벌어주나?
이 전장을 협상이라는 이름으로 끝내려는 인물은 바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입니다. 그는 거래를 평화로 포장하며 푸틴과의 통화를 '생산적'이라고 자평하고, 협상 장소로 바티칸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와의 무역 확대, 제재 완화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실리를 앞세운 접근을 시도 중입니다. 하지만 평화를 거래의 대상으로 보는 트럼프의 접근 방식이 푸틴에게 시간만 벌어주고 있다는 비판도 거셉니다.
러시아 '시간 끌기 전략'을 깰 해법은? 에너지 수출 제재와 금융 고립
푸틴의 '시간 끌기 전략'을 깨뜨릴 수 있는 핵심은 바로 에너지 수출 제재와 금융 고립입니다.
- 원유 세탁 문제: 현재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출량의 절반 정도를 구매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에서 인도로 들어온 원유 대부분이 한국 인근 공장에서 정제된 뒤 서방 국가를 포함한 세계 시장으로 재수출되면서 막대한 차익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러시아 의회 부의장은 러시아가 장기전 비용을 인도에 판매한 석유 대금으로 충당한다고 밝혔습니다.
- 추가 제재: 유럽은 이미 러시아산 원유를 운송하는 '그림자 선단'을 겨냥한 추가 제재를 부과했으며, 미국 의회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국에 5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논의 중입니다.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은 전쟁 자금줄이자 외화 수입의 핵심이기에, 이 흐름을 막는다면 장기전의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가 평화 협상과 전략적 거리두기를 시도한다면, 푸틴은 그 틈을 놓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대한 러시아 제재 강화를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넘어서 NATO 체제 자체를 정치적으로 무너뜨리려 하고 있습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탱크로 밀어붙이는 전장의 승리가 아니라, NATO 동맹국들이 지쳐 먼저 무릎 꿇는 정치적 항복입니다. 트럼프 시대, NATO가 어디까지 단결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지정학적 시험대가 펼쳐졌으며, 이 시험에 주어진 제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아 보입니다. 이 전쟁이 처음부터 우크라이나만의 싸움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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